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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니스트-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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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우석국장입니다. (아래 글은 강레아 작가님의 글 입니다)

오늘은 10월15일(목) 개봉하는 산악영화 하나 소개 시켜드리고자 합니다.
<알피니스트-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감독 임일진 입니다.
이 영화는 올 제68회 트렌토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으로 주목을 받은 영화로서 10월 15일 개봉 합니다. (전국-아래 사진참조)
임일진 산악영화 감독이 산을 좋아했던 동료이자 친구들의 산행을 기록한 다큐이면서 그들의 죽음을 지켜보며 기록하고, 마지막으로 자기자신까지 산 너머 흰 세상으로 간 이야기 입니다.
제가 언문이 어눌하여 평소 텍스트는 잘 쓰지 않지만 오늘은 길게 적어 보려 합니다.
순서는 하얀 세상으로 먼저 간 순서대로 적어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김형일 형은 저에게 한 두살 차이 나는 사이였고 호형호제하며 지냈습니다.
마지막 원정길에 술 한잔하며 했던 말은 ‘이번만 갔다 와서 매장이나 하나 해야겠어. 어머니 형제를 산에 다 보내게 할수 없잖아,

내 소원은 어머니보다 하루 더 사는거야’ 하며 이야기 한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서성호는 김창호와 히말라야에 같이 갔었는데 체력이 얼마나 좋았던지 5000m고지에서 맥박이 60번 뛰는 철인이었습니다. 저혈압이었던 제가 높은 곳에 가서 맥박이 60번 뛰니 누나도 딱 체질인거 같다며 고산병 걸려 누워있던 저를 놀리며 해맑게 웃어 주었습니다. 그런 친구가 마지막 산행때 산소를 거부하고 그가 그리던 삶을 마지막까지 그리며 떠나갔습니다.

세번째 김창호는 서로가 처음 바위를 접했을 때 만나서 20여년 산에 대해 이야기 하고 고민하며 친구이자 동료로서 살아왔습니다. 산에 죽을때까지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같이 늙어갈줄 알았습니다. 2009년인가 히말라야를 같이 갔었는데 처음 접한 환경에 고산병으로 아무것도 못 먹고 누워있는 나에게 ‘누나 숭늉 한잔하세요. 조금 나아질거에요.’ 하면서 내 눈에 매달린 밤톨만한 눈꼽을 손으로 떼어 주었습니다.
그는 세계적으로도 유래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무산소로 14좌를 등반했고 체력으로나 실력으로나 준비성, 경험 그 모든 면에서 그는 산에서는 죽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 그를 신은 너무 탐이 났었나 봅니다. 천재지변이라는 명목으로 그를 데려 갔습니다.

그리고 임일진 감독은 마지막 원정 가는 며칠 전 아침 우이동을 지나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누나 지나 가는거 보여, 나 어딘데 술 마시고 있어. 빨리와~’ “ 야 아침부터 무슨 술이야 갔다 와서 봐~”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위의 모든 분이 다 마찬가지 이지만 그의 죽음은 저에게 애가 끊기는 아픔이었습니다. 같은 길을 가는 사람으로서 친구로서 그는 나와 교류를 원했지만 제가 그러하지 못했었습니다.

전 사람과 자연이 에너지로 보입니다. 각자 타고난 에너지 만큼 행하고 가는거죠. 신체적 에너지가 그리 세지 못한 저는 팍팍한 현실도 살아야하고 작가로서 살아보겠다고 길을 들어섰으니 어째든 하루에 한걸음씩은 걸어야 하니 평소 그 모자란 에너지를 분산시키지 않기 위해 체력단련하는 친구들이외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친구들께 항상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전 산악인을 참 좋아합니다. 아니 사랑합니다. 그들의 에너지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최진석 교수님이 노자 강의였던 것 같은데(정확하지 않습니다.) 내용 중에 산악인들은 날등을 걷는 삶을 산다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강의를 들으며 저는 궁금했습니다. 저분은 저 뉘앙스를 어찌 알았을까

그들은 행위로서나 정신적으로 날등을 걷습니다. 그리고 어떤 경지에 들어가죠. 그리고 그 경험은 쉽게 놓지 못하고 중독이 됩니다. 그러나 그 행위를 하기 위해선 현실적 대가가 따르고 그 행위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자본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모든 산악인들이 다 알겠죠 그러나 그것은 불문율같이 언급을 회피합니다. 이해하고 사랑하니까요.

임일진 감독은 그것을 스크린위에 단어로서 뿌려버립니다.
모든 이가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그냥 독백처럼….
언어는 입밖으로 내밷는 순간 진실이 아니라 했던가요. 아무도 언급하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을 고백함으로써 그 진실을 진실이 아님으로 만들었습니다.

혹자들은 비난을 하죠 그들의 행위에 대해서… 하지만 그것은 경험하지 못한 자가 내밷을 말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매미가 겨울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으니까요

저들은 행위는 어쩌면 예정된 죽음이었습니다. 그들이 행위를 하기전 죽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선배가 그랬고 또 친구가 그랬고..
제가 보는 견지에서는 그들은 죽음과 맞장을 뜨는것처럼 보였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그 누가 죽음과 두려움없이 맞설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들이 그리 떠나간건 인간이 보지 말아야할 영역을 봐 버린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끔합니다.

저에게 이 영화는 너무 슬픔니다. 다시 또 볼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봐야겠죠.
산악인이 아니더라고 예술가라면 꼭 한번 보십시요.
삶에 대해 반추하는 계기가 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친구들 중에 반은 산악인이시니, 산악인분들 중 고인을 언급해서 언짢으시더라고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요.

산악인을 기록하며 접할 수밖에 없었던 제 개인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알피니스트-어느카메라맨의 고백> 감독: 임일진

◈ 개봉일: 2020년 10월 15일(목)

◈ 상영관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 코엑스 / 군자 / 동대문 / 일산벨라시타 / 논산
[CGV] 명동
[롯데시네마] 일산주엽 / 대전둔산 / 부산본점 / 센텀시티

[일반극장] 서울극장

[인천] 미림극장

[울주] 알프스시네마

[안동]중앙시네마

[창원]씨네아트리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무주]산골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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