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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산악연맹 부설 한국등산학교 고문 민일영 전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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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판소리·서예…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합니다”
‘취미 부자’ 민일영 前대법관 20년 산행기 펴내고 서예展 열어
“무거운 짐을 벗으니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해보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지냈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면 죽을 때까지 아무것도 못해요. 스스로 하고 싶은 일, 의미 있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해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법무법인 세종 사무실에서‘우민거사’민일영 전 대법관이 환하게 웃고 있다. 민전 대법관은“시간이 나길 기다리지 말고 시간을 내서 삶에 활력을 주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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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생활을 하는 동안 그의 이름은 ‘범의거사(凡衣居士)’였다. 판사로서 법복을 입고 있지만 평범한 옷을 입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뜻이었다. 32년간의 법관 생활을 마치고 2015년 법원을 떠났다. 그때부터 그의 이름은 ‘우민거사(又民居士)’로 바뀌었다. 법관이 아닌 백성으로 돌아왔단 뜻이다. ‘우민’ 7년 차인 민일영(66·사법연수원 10기) 전 대법관을 지난 1일 법무법인 세종 사무실에서 만났다.
“대법관이 될 때 몸무게가 60㎏이었는데 퇴임할 때 52㎏이었어요. 6년간 8㎏이 준 건데, 아직도 다 회복하지 못했죠. 그땐 대상포진도 걸리고 눈에 핏줄도 터졌어요.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대법원이 아니라 ‘대병원’이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대법원에 있을 때보다 훨씬 부드러운 표정이었다. 2015년 대법관 임기 6년을 마치고 퇴임했고, 2019년부터 세종에서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사이에 무엇을 했느냐고 물으니 “너무 좋아서 신나게 놀았다”며 환히 웃었다.
법관 시절부터 그는 ‘취미 부자’였다. 밤낮없이 일하면서도 주말이면 꼭 산을 찾았다. 개인 홈페이지에 20년 넘게 글을 올렸는데, 전국의 아름다운 산을 소개하는 산행기가 ‘메인 콘텐츠’다. 이를 모아 퇴임 당시 860쪽짜리 책 ‘산 따라 길 따라’를 냈다. 최근엔 퇴임 이후 여행기까지 모아 4권짜리 개정판을 출간했다. “출판사에서 유료로 팔자고 하던데 거절했어요. 돈을 벌려는 것도 아니고, 내 이름을 세상에 알리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까운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공유하려고 쓴 것이니까요.” 민 전 대법관은 “내 사주에 역마살이 끼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16년 전 배우기 시작한 판소리에도 여전히 ‘진심’이다. 법관 시절 저녁을 걸러가며 서울 종로5가에서 판소리를 배웠고, 요즘도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서예는 수준급이다. 서예대전에서 수차례 입상했다. 작년 가을엔 서울 인사동에서 ‘어느 촌부의 묵향전’이라는 서예전을 열기도 했다. “법조인은 조그만 틀 안에 얽매이기 쉬워요.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판결문만 쓰다가 퇴근길에 대포 한잔하고, 집에 가서 휴대전화를 보다 잠들죠. 스스로 삶을 윤택하게 할 취미를 찾아야 해요.” 하루를 48시간처럼 사는 비결을 물으니 그는 “시간이 나길 기다리지 말고 시간을 내야 한다”고 했다. 후배 법관들에겐 “기록에만 처박혀 있으면 머리가 안 돌아간다. 시야를 넓혀야 한다. 잘 노는 사람이 판결도 잘한다”고 조언했다.
주말이면 고향인 경기도 여주에 머무른다. 가족이 1년 먹을 야채를 직접 경작한다. “아내가 자꾸 일을 벌여요. 주말마다 농사짓느라 정신이 없어요. ‘아니, 돈도 안 주면서 사람을 이렇게 부려 먹어?’라고 따졌는데, 아랑곳하지 않더라고요.” 그의 아내는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다.
그의 요즘 걱정은 ‘봉사 활동’이다. 대법관 취임 때부터 13년째 서울 탑골공원에서 노인 무료 급식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자원봉사자가 나날이 줄어가요. 지난 주말에도 손이 부족해 봉사단이 쩔쩔맸어요.” 그는 “어르신들께 조만간 장갑과 목도리를 나눠 드릴 예정”이라며 “하루 한 끼 먹기도 어려운 분이 나날이 늘어가는 만큼 우리 사회가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특별시산악연맹 부설 한국등산학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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