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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엄홍길과 함께하는 청소년 산악체험학교 보고서_숭문중학교 3학년 신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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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번 산행은 ‘작년에 했던 것의 복습’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냥 아무런 의미 없이 놀다 온 것’도 아니다. 뭔가 새로운 경험이었다. 16좌에 빛나는 엄홍길 대장이 참석해서? 맞다. 하지만 조장 노릇을 ‘조금이나마’ 제대로 했다는 것 때문이다. 처음에 조장으로 찍힌 내 이름 석자를 보고 얼마나 기겁했던지 솔직히 ‘이런 제길, 죽었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지금까지 팀원에게 몸소 짐, 그것도 커다란 짐 혹은 뒷담화의 대상 이미지를 박아 놓았는데 말이다. 조장이라는 큰 책임감 때문에 솔직히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지하철을 탔다.
산상요리대회 준비 중 등산학교가 있는 산 중턱으로 올라가는 과정은 매우 힘들고 더웠다. 역시 등산학교에서 가르친 내용은 이미 아는 것, 복습이었다. 그리고 김영식 대장님의 산 자연보호 교육, 그리고 작년에 봤던 뉴질랜드 산행을 보았다. 작년과 비교하자면 동영상 하나 없는 것 차이이다.
산에서 내려와 재미있었던 국립공원 생태 교육을 받고 텐트에서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재료를 준비한 후 밥을 짓고 부대찌개를 만들었다. 먹어본 아이들의 평으로는 맛은 있었는데 맛이 배지 않았다고들 했다. 알고 보니 우리 조만 라면 스프를 안 넣고 끓인 것^^. 다음날 결과를 슬쩍 봤더니 맛은 밀렸어도 산악부 중에선 총점 합계 1등이었다. 하지만 1, 2등은 모두 다른 학교에서 차지해 버리는 바람에 등산화는 우리 중 그 누구도 받지 못했다. 역시 작년에 했던 차 명상 후에는 엄홍길 대장의 히말라야원정기 다큐멘터리를 곁들인 강의가 있었다. 역시 세계 16좌 완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거니와 수많은 동료, 셰르파들의 희생과 절망 등을 극복한 승리의 산물이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바라고 바라던 자유시간,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다가 조장들은 모이라는 소리가 들렸다. 다름 아닌 소인철 선생님, 그러나 그 곁엔 전혀 못 보던 사람이 옆에 있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의 선배 이광수형이셨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야식거리를 사서 들고 오셨다. 우리는 그 야식거리를 먹으며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을 라면으로 먹은 후 어렵사리 올라 간 곳은 어느 암장. 역시 전날처럼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암장에 도착,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아무런 생각 없이 준비 완료를 외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역시 나는 국보급의 극악의 힘을 자랑하는(이건 자랑거리가 아닌데…)악력이 있어 정말 어려웠다. 어느 정도 하다가 내려오려 그랬으나 어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하강기를 매고 있었다. 하강이 끝나니까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갑자기 나는 더 이상 짐이 아닌 것만 같다. 2학년 아이들은 정말 빨랐다. 하지만 나는 올라온 것에 의의를 두겠다. 북한산 인수봉 초입에서 그렇게 ‘뻘짓’을 했던 1년 전의 내가 갑자기 생각나서 말이다. 그때도 그 녀석들은 쉽사리 올랐지만…
마지막으로 하산해서 지하철에서는 정말 만감이 교차한 것 같다. 몇 주 전만 해도 CA에서 산악부가 모이면 정말 나는 ‘덩어리’였다. 사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그때는… 아니, 말하고 싶지 않다.
이번 기회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사실 내가 감히 생각할 만한 수준은 안 될 테지만 사실 나도 한계를 넘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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