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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오늘 ...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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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연맹 작성 4,741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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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삶을 살아야 한다”

중환자실의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투병중이면서도 최근 장애인 문학지 ‘솟대문학’에 2억원을 쾌척했던 구 상 시인(85)이 병상에서 쓴 유언과 자작시 1편을 문예지에 올려놓았다.

유언과 시를 읽노라면 “절대 바깥에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며 거액을 기부해온 노시인의 넉넉한 마음자리를 짐작할 수 있다.

시인은 “나중에 천천히 주셔도 된다”는 ‘솟대문학’측의 만류에도 목돈이 만들어질 때마다 “나이가 많으면 정신이 흐려진다”며 서둘러 돈을 넘겼다고 한다.

격월간 ‘한국문인’(10, 11월호)에 실은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자’라는 제목의 유언에서 시인은 “우리가 흔히들 영원이라는 것은 저승에 가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이것은 큰 착각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우리가 이렇게 오늘을 살고 있다는 것은 곧 영원 속의 한 과정입니다. 우리는 흔히들 ‘저승에 가서 영원을 살지’ 하는데 그런게 아니고 우리에게는 오늘이 영원속의 한 표현이고 부분이고 한 과정일 뿐입니다”

시인은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인간 존재가 죽은 뒤 어떻게 될는지 하는 그변용(變容) 자체는 우리가 모릅니다.

우리의 육신적 목숨이 시공을 초월한 영육간의 완성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어떤 과정과 변용을 거쳐 이루어지느냐 하는 것과 완성된모상이 어떠하냐 하는 것은 신비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인은 “어쨌거나 그 변용이 인과응보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인의 고명딸이자 소설가로 최근 첫 소설집 ‘건달’을 낸 구자명(46)씨도 갑상선 암 초기로 조만간 수술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시 ‘ 오늘 ’의 전문.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연합뉴스 (2003.10.20)

작성자 : 구상-시인 (200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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