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구곡(牛耳九曲) 시조(명승보 25)/반산 한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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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우이구곡(牛耳九曲) 시조
제1곡 만경폭
제2곡 적취병
제3곡 찬운봉
제4곡 진의강
제5곡 세묵지
제6곡 월영담
제7곡 탁영암
제8곡 명옥탄
제9곡 재간정
* 조선시대 홍양호(洪良浩 1724~1802)의 이계집(耳溪集)에 나오는 우이구곡을 국립공원의 허가를 받아 2008.5.17(토) 한국山書會 회원들과 같이 답사하였다. 현재의 우이동계곡 상류에 해당하는데, 대부분 출입이 금지돼있다. 그 감회를 당시의 풍광으로 되돌아가 우리나라 최초로 시조로 한번 읊어보았다. 각종 구조물의 설치, 물길, 수량(水量) 지형의 변화 등으로 비록 옛 정취를 느끼지 못하지만, 자연을 대하는 정서는 조상이나 우리나 별반 차이 없다 여겨져, 타임머신 속에서 이를 현대감각으로 되살려본다. 같은 회원이자,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 故 김윤우 전문위원의 자문을 구했다. (2008. 11. 18)
제1곡 만경폭(萬景瀑)
황금색 빗장뼈에 명주천 걸쳤어라
쏟아진 우레 소리 삼각산을 뒤흔들고
비류(飛流)한 매화물방울 은하수를 뿌린 듯
* 폭포 전체가 우람한 미륵불을 닮아, 일명 미륵폭포라 부른다.
* 이백의 유명한 시 ‘망여산폭포수‘ 제2수 중 제 3,4구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 의시은하락구천(疑是銀河落九天)- “폭포수 날아 흘러 밑으로 삼천 자, 아마도 은하수가 하늘에서 떨어진 듯”을 떠오르게 한다.
* 폭포에 새겨진 암각 글씨 ‘미륵폭동유(彌勒瀑同遊)’ 趙顯命 李周鎭 丙寅 仲夏-조현명(1690~1752)과 이주진(1692~1749)이 1746년 여름 함께 놀다. 바로 밑 ‘추현(追現)’ 李殷 丁酉 孟冬-1777년 한겨울 이은이 선친 이주진에 이어 오다. 누가 새겼는지 몰라도 예서체로 잘 썼다.
제2곡 적취병(積翠屛)
급하면 돌아가라 서두르면 아수라(阿修羅)로
달아난 물줄기는 각시담(潭)을 절구질
비취(翡翠)랴 바위이끼엔 팔만 번뇌 켜켜이
* 물이 서서히 흐르다가, 여기에 이르면 갑자기 절구질을 하듯 급하게 흐른다.
*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에 낀 푸른 이끼는 마치 비취 같다.
제3곡 찬운봉(攢雲峰)
물밑은 수정궁궐 적료(寂寥) 흐른 돌단풍숲
경전을 쌓아놓고 면벽(面壁)한 선승(禪僧)일까
구름을 뒤집어쓴 채 수행하는 층층암(層層岩)
* 계류 옆 구름모자를 쓴 층암절벽에 돌단풍이 참 보기 좋다.
제4곡 진의강(振衣崗)
종소리 토한 옥류(玉流) 다래향 그윽한 뫼
뗏목도 없이 건넌 피안(彼岸)의 반석 위서
홍진(紅塵)은 털지 못하고 속바지만 턴다네
* 진의는 세속을 벗어나 뜻을 고상하게 한다는 뜻이다. 속절없이 내의에 묻은 먼지만 턴다네...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신목자필탄관 신욕자필진의); 머리를 감은 사람은 갓 끈을 털어서 쓰고, 몸을 씻은 사람은 옷을 털어서 입는다. (굴원의 어부사에서)
* 진리에 도달하면 그 수단인 뗏목조차도 버려야 한다.
* 진의강(盤石-반석) 주위에 한자로‘南無阿彌陀佛‘(나무아미타불)이란 글자가 새겨진 가끔은 젊은이들이 볼더링을 하는 종바위가 있다.
제5곡 세묵지(洗墨池)
먹자루 씻다 말고 거나히 취한 한량
계곡주 부어 마신 수마노(水瑪瑙) 구유에는
쪽빛은 보이지 않고 뽀얀 정액(精液) 점점이
* ‘먹을 씻는 못’으로 구유 혹은 여자의 그 것처럼 생겼는데, 씻다만 먹자루(?)는 도시 어떻게 했나?
* 계곡주; 좀 쑥스럽긴 하나, 예전 주석(酒席)에서 장난기로 술 따르는 여자 유방 사이 가슴에 술을 붓곤 그 밑에 컵을 밭쳐 마신 술을 이르는데, 요즈음도 그런 풍습이 있는지 모르겠다.
* 원전(原典)에는 계곡 왼편에 솟은 암반이 옥경대(玉鏡臺)인데, 이를 가리킨다. 세묵지는 이의 한 부분으로 본다. 한국산서회 홍하일 발표. 다음카페 북리뷰 ‘다시 우이동을 가다’ 옥경대편.(2014. 9. 9)
제6곡 월영담(月影潭)
백련(白蓮) 핀 달그림자 솔바람 시원한데
흘기듯 누에미소 잡으려면 도망가는
얄랑인 잔물결에도 요염하지 않는 임
* 백련처럼 고운 연인 L여사를 그리며.. 오직 흰 연꽃만 약이 된다. 작약(함박), 접시꽃, 도라지도 같다. 흰 산작약(山芍藥)은 산삼만큼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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